▲ 과거와 달리 채식만으로도 충분한 영양섭취가 가능하고, 건강상 큰 문제가 없다는 사실이 속속 밝혀지면서 채식이 인기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채식 열풍이 불고 있다. 관련 정보가 범람하면서 채식에 대한 편견이나 부정확한 사실 또한 널리 확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채식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고 올바른 채식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대표적인 건강 미인으로 통하는 연예인들이 채식주의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채식은 더욱 빠르게 퍼지고 있다. 또 현대인의 육류 소비량을 감당하기 위해 대량의 동물이 잔인하게 살육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윤리적인 문제를 제기하며 채식을 선호하는 경우도 증가세다.

그렇다면, 채식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는 무엇일까.

▲채식해도 영양결핍 걱정없어
많은 사람들은 채식을 할 경우, 필요한 영양소가 충분히 섭취되지 않아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채식은 영양결핍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말한다. 대두, 완두콩, 강낭콩 등 콩류에는 충분한 단백질이 들어 있다. 또, 참깨, 들깨 등의 종실류와 땅콩, 호두, 잣과 등의 견과류에도 양질의 지방이 함유돼 있다.

오히려 전문가들은 육류를 자주, 과다하게 섭취하는 현대인의 식습관이야말로 건강에 매우 치명적이라고 경고한다. 육류에는 콜레스테롤과 중성 지방이 다량 포함돼 있는데, 이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은 혈액의 흐름을 더디게 한다. 이는 동맥경화, 고혈압 등 다양한 질병의 발생 확률을 높인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채식이 노인 및 성장기 어린이에게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체력을 보충하고 성장하기 위해 육류 섭취는 필수적이고 효과적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채식을 실천하는 의사들의 모임인 ‘베지닥터’ 배한호 운영위원(전 사무국장, 천안 다움한의원 )은 이 역시 그릇된 편견이라고 말한다. 단백질 함량이 높은 육류를 먹어야 성장할 수 있고 힘을 낼 수 있다는 것은 1950~1960년대의 이론이라는 설명이다.

배 위원은 “전쟁 직후 ‘고기를 먹어야 발육이 잘 된다’는 말이 퍼졌고 여전히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이는 잘못된 상식”이라며 “사람들은 이 잘못된 상식을 지난 반세기 동안 의심없이 믿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오류가 확산됨과 동시에 경제가 성장하면서 지난 50년간 육류 섭취량은 급격하게 증가했다”며 “동시에 암, 당뇨 등 각종 질병과 성인병의 발병률 또한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어 “육류에 포함된 단백질은, WHO(세계보건기구)가 권고한 1일 단백질 섭취량을 훨씬 초과하는 것이다. 육류는 단백질을 풍부하게 포함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과도하게 포함하고 있다고 봐야한다”며 “이에 비해 현미밥에는 적정량의 단백질이 포함돼 있어 이를 섭취할 경우 권고량을 준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배한호 위원에 따르면, 2010년 기준 연간 10세 미만 어린이 중 뇌졸중, 당뇨병 발병 어린이는 각각 7000여명, 고혈압과 비만 발병 어린이 또한 각각 2000여명에 이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는 육류 위주의 식습관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과도한 단백질 섭취로 인해, 아이들이 심혈관계 질환 등 각종 질병에 노출되고 있다.

▲“채소·과일도 충분한 칼슘 제공”
골다공증 예방 등 뼈 건강을 위해 칼슘이 풍부한 우유 등 유제품을 반드시 섭취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어르신도 많다.

그러나 배 위원은 “뉴질랜드 등 낙농업이 발달한 국가의 국민들에게서 오히려 높은 골다골증 발병률이 관찰됐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며 “유제품이 아닌 채소와 과일 섭취를 통해서도 충분한 칼슘을 섭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어르신들은 섭취한 영양소가 모두 소화되지 않는데다가, 대소변이나 땀으로 잘 배출되지 않아 40%가 체내에 축적된다”며 “이는 성인병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해 채식은 대사가 활발하지 못한 어르신들에 더욱 더 좋다”고 말했다.

이밖에 채식주의자는 고기(육류)만 먹지 않는다는 등 다양한 편견을 갖기 쉽다.

채식주의자는 크게 ‘세미 베지테리언’ ‘페스코’ ‘락토-오보-베지테리언’ ‘락토’ ‘비건’ 등 5가지로 나뉜다.

△‘세미 베지테리언’은 쇠고기·돼지고기 등 붉은 고기류만 제외하고 닭·오리고기 등 가금류는 섭취한다. △‘페스코’는 육류는 먹지 않지만 생선은 먹는다. △‘락토-오보-베지테리언’은, 육식은 안 하지만 우유와 계란은 먹는다. △‘락토’는 동물성 음식 중 우유·유제품만 먹고 △‘비건’은 동물성 음식을 섭취하지 않는다.

배 위원은 “채식은 처음부터 육류를 아예 안 먹겠다는 생각보다는 육류 섭취를 점차 줄이되 채소 및 과일의 섭취량을 늘려간다는 마음으로 시작할 것을 권한다”며 “쌀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인에게는 특히 현미채식을 권한다. 멥쌀 현미에는 풍부한 식이섬유가 들어있어 배불리 먹어도 소화가 잘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식감이 쌀보다 거칠지만 먹다보면 고소해진다”며 “치아가 약한 어르신들은 현미를 물에 충분히 불려 드실 것”을 권했다.

이어 “무엇보다 채식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가족들의 협조, 협심이 필요하다”며 “식사를 함께 하는 가족들과 채식의 필요성을 공감할 때 채식의 성공 확률 또한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다솜 기자 soyo@n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