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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신문칼럼-수험생의 명약 - 원지(遠志)
2007.06.11 다움 2715
 
수험생의 명약 - 원지(遠志)

이맘때면 학부모들은 다가온 수능에 걱정이 태산이 된다.
고등학생쯤으로 보이는 학생과 어머니가 함께 왔다면 영락없이 총명탕을 원하는 것이다.
총명탕엔 원지가 제일 중요한 약제다.

원지란 이름은 지혜를 더하고 뜻을 강하게 하는 약초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지혜를 원대하게 한다는 것이다. 원지의 다른 이름은 성심장인데,
이는 “마음을 일깨워주는 막대기”라는 뜻이다. 역시 비슷하다.
원지는 형체가 매우 가늘고 쓴 맛을 가지고 있어 약효가 심장으로 들어간다.
쓴 맛 이외에도 맵고 따뜻한 성질을 가지고 있어 심장의 원기를 도와 머리를 맑게 하고 기억력을 회복시켜준다.

원지의 효능에 대해 선현들은 비유를 통해 다음과 같이 표현하기도 했다.
“등잔의 기름이 가득 차서 불이 어두워지는 것은 반드시 그 심지를 세워야 하는 것이니
이것이 음중에서 양을 깨운다는 뜻이다. 또 비유하자면 등잔에는 반드시 심지가 있어야
기름에 불이 붙을 수 있고, 반드시 불을 붙어야 기름도 녹을 수 있는 것이니
이것이 양 속에 음을 깃들인다고 하는 것이다.”

한방에서 볼 때, 사람의 지혜 총명 기억 정신력 등은 모두가 화(火)의 작용이고,
혈액, 수분, 진액, 영양분, 호르몬 등은 일종의 기름이다.
화(火)는 기름이 화(化)해서 작용하며 이는 기름에 뿌리박고 있는 심지가 있기에 가능하다.
따라서 만약 길어진 심지나 심지의 남은 재가 불을 방해한다면 이를 잘라버려야 계속해서 불을 밝힐 수 있다.

원지는 싹이 짧고 뿌리는 길다. 뿌리가 길다는 것은 기름속으로 깊이 박혀있다는 것이고,
싹이 짧다는 것은 타고 남은 재를 잘라내어 깔끔하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원지는 촛불에 초가 환하게 비추도록 하기위해서 주기적으로 심지를 잘라주어야 하듯이
마음의 심지를 잘라주어 정신이 보다 명쾌해 지도록 하는 작용을 하는 것이다.

촛불의 타고 남은 재는 일종의 정신작용의 찌꺼기인 스트레스라고 볼 수 있다.
원지는 이러한 스트레스를 없애주어 정신이 활동할 수 있는 맑은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이라 보면 될 것이다.
따라서 원지는 장기간 공부에 지친 수험생들의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머리를 맑게 하여
집중력을 높여주는 대표적인 수험생의 명약이라 할 수 있다.

비단, 원지는 수험생총명용으로 쓰일 뿐만 아니라 그 효능으로 인해 자연히 치매나 건망증에도 사용하는데
갱년기 건망증이나 치매치료에 한약에서 거의 빠지지 않고 들어가니 얼마나 고마운 약인지 모른다.

자연은 인간에게 이렇듯 휼륭한 명약을 곳곳에 숨겨주었으니 이를 잘 살펴서 보람되게 사용하는 것은 인간의 몫일 터이다.
내일신문칼럼-비염약의 감초 - 신이(辛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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